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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런던에서 야파까지 (1)


제 1 장 런던에서 아파(성경에서는 욥바로 나온다)까지 (1)

 1855년 6월 14일 밤, 런던 브릿지의 라인 호(the Rhine) 위에서 한  작별인사를 다 기록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자정 무렵의 물결은 순조로웠다. 기적이 울렸고, 증기가 올라왔고, 망설이던 친구들이 서둘러 떠났다. 마침내 나와 동생 둘만 남았다. 동생(에드윈 토마스 로저스, Edwin Thomas Rogers)은 시리아(Syria)에서 6년이 넘도록 영사 업무에 종사하다 잠시 휴가를 얻어 런던에서 몇 개월 동안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다시 시리아로 복귀할 때가 되었는데 내게 함께 팔레스타인을 가보지 않겠느냐고 제의했다. 그 제의에 나는 기꺼이 승낙했다. 우리는 다음날 불로뉴(Boulogne: 영국에서 도버 해협을 건너면 바로 당도할 수 있는 프랑스 도시)에 상륙했고, 6월 21일 아침에 이집트로 가는 배를 탈 시간에 맞추어 마르세유(Marseilles)에 도착했다. 우리는 22일 정오에 보니파치오 해협(the Straits of Bonifacio)을 통과하여 24일 일요일에 몰타(Malta)의 해안에서 몇 시간 보냈다.

  목요일 아침에 우리는 알렉산드리아(Alexandria)에 상륙하여, 사이드 파샤의 궁전(Said Pasha’s palace)과 클레오파트라의 바늘(Cleopatra’s needle)과 폼페이의 기둥(Pompey’s pillar)을 관람한 후, 금요일인 29일에 타게 호(the Tage)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서 계속 나아갔다. 그 무렵 알렉산드리아에 콜레라가 창궐했기 때문에 배에는 그곳을 떠나는 그리스인, 시리아인, 터키인, 유대인 승객들로 북적거렸다. 증기선이 항구를 미끄러져 나갈 때 *해질녘의 대포가 요새로부터 번쩍거렸다(*sunset-gun: 당시에는 저녁 특별한 시간이 되면 대포를 쏘아 시간을 알렸는데 저자는 이것을  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성 바울(Paul)의 축일을 맞아 그리스 선원들의 활기찬 노래를 들으며 늦은 시간까지 갑판에 머물렀다(*성 바울의 축일: 바울 사도를 기념하는 축일이다. 로마 가톨릭에서는 6월29일을 바울과 베드로의 축일로 기념한다). 갑판에 있던 승객들은 그날 밤 편안하게 지내려고 했다. 곧 남자, 여자, 아이들, 모슬렘들, 크리스천들, 그리고 유대인들이 카펫이나 겉옷, 솜을 넣어 누빈 이불로 몸을 감쌌는데, 마치 달밤에 떼를 지어 모여 있는 거대한 번데기처럼 보였다.
  다음날 새벽에 우리는 갑판의 아늑하고 작은 휴게실에 있었다. 하지만 갑판에서의 상황은 달랐다. 선원들은 아침 청소를 하러 올라왔는데, 거기서 잠자는 무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일을 했다. 나는 밤새 갑판에 머물던 사람들이 선원들 때문에 짐은 고사하고 제 몸 하나도 지키지 못하고 이리저리 밀리는 것을 보았다. 안타까웠다.
  우리는 바다에서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납빛이었던 하늘이 심홍색으로 물드는 동안 태양은 회색에서 금빛으로 갑자기 바뀌었다. 하지만 내가 보고 싶었던 육지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다음날인 7월 1일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배가 해안에 접근한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나는 곧 갑판으로 가서 물결치는 푸른 바다 너머 저 멀리 북쪽에서 남쪽까지 뻗어있는 팔레스타인 해안을 보며 설레었다. 그림과 같은 벽으로 둘러싸인 *야파(Yafa) 가 내 앞에 바로 보였다. 그곳의 하얀 돌로 지어진 집들은 바다 가장자리부터 경사진 언덕 위까지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야파: 성경에는 욥바로 나온다. 해안선이 완만한 팔레스타인에서는 거의 항구가 발달되지 않았다. 가이사랴, 욥바, 하이파 정도가 거의 전부다)
  내 동생은 “지금 태양이 막 떠오르는 동남쪽을 좀 봐. 저 멀리 뿌옇게 보이는 언덕들이 유대(Judea)의 언덕이야. 저 언덕 꼭대기에 바로 거룩한 도시(the Holy City)가 있지. 그 언덕들은 넓고 비옥한 샤론(Sharon)이나 필리스티아(Philistia) 평원처럼 낮은 언덕들과는 확실히 다르지.” 동생은 나에게 레바논(Lebanon)에서 베어낸 소나무와 백향목이 성전을 짓기 위해 욥바까지 어떻게 “바다 위로 띄워져서” 운반되고 예루살렘까지 가게 되었는지 상기시켜 주었다.
  부산한 선창, 큰 수도원(convents), 높은 뾰족탑, 야자수, 그리고 넓은 정원이 보이는 이 고대의 항구는 북쪽으로 거의 50마일(80km) 떨어진 갈멜 산(Mount Carmel)의 뚜렷한 갑(岬)에서 남쪽으로 40마일(64km) 떨어진 가사(Gaza)의 폐허에 이르기까지 길게 이어진 단조로운 해안선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일하게 즐겁고 활기찬 장소다.

  우리는 곧 반원형으로 바위가 늘어선 지역 바깥에 닻을 내렸다. 그 바위 지역에는 어두운 색을 물 위에 드러내고 있는 바위뿐 아니라 수면 아래에도 잠긴 바위들이 있었다. 잠긴 바위 위로 치는 파도를 보고 그 아래 바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바위 지대는 마을 앞에 장벽처럼 서있었기 때문에 폭이 불과 50피트(15m)에 달하는 자연적으로 이뤄진 항구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 항구는 작은 배로만 들어갈 수 있었으며 날씨가 나쁘면 그마저도  항구 구실을 하지 못했다. *전설에 따르면 페르세우스(Perseus)와 안드로메다(Andromeda)가 이 늘어선 바위와 연관되어 있다(그리스 신화에는 반인반신의 영웅인 페르세우스가 페가수스를 타고 공주 안드로메다를 바다 괴물에서 구출한 사건이 나온다). 두 척의 오스트리아 증기 전함이 우리 근처에 정박해 있었다. 그 배들은 예루살렘에 있던 막시밀리안 대공(Archduke Maximilian; archduke(대공):오스트리아의 예전 황실의 황자(皇子)의 칭호)과 그의 수행원의 오락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 척의 그리스 상선과 프랑스 상선들이 보였고, 작은 아랍 배들이 분주히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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